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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비트코인이 랜섬웨어 범죄에 자주 애용되게 만드는 몇 가지 특성들이 반대로 세계평화를 유지하는데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는 미디어에서 자주 다뤄지지 않는다. 인류의 삶을 진일보시킨 뛰어난 기술은 언제나 언제나 음지와 양지 모두에서 쓰였다. 바퀴가 쓰는 사람을 가려가며 굴러가는 것은 아니며, 이메일도 때로는 블랙 메일과 스캠 사기에 이용되는 것처럼 말이다.
과연 비트코인의 올바른 활용 사례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오늘날 비트코인의 익명성, 탈중앙성, 국경의 제한이 없는 자유로운 이동성 등의 특성이 지구 곳곳에서 어떤 식으로 활용되고 있는지 알아보자.
소문이 퍼지자 마을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났고 일부러 이곳에 진출하는 외국 기업들도 생겨났다. 익명의 기부자로부터 시작된 작은 프로젝트 덕분에 엘 존테 마을에는 '비트코인 해변'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이제 이곳은 역사상 가장 큰 비트코인 실험의 진원지가 되었다.
2021년 6월 5일, 엘살바도르 대통령 나이브 부켈레는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지정하겠다는 깜짝 발표를 내놨다. 이어서 9월 7일, 비트코인 법정통화 지정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며 엘살바도르 내 모든 기업과 상점이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받기 시작했다.
원래 성인 인구의 70%가 은행 계좌조차 없던 엘살바도르는 이제 전 국민의 50%가 비트코인 지갑을 스마트폰에 설치해 놓은 나라가 됐다. 높은 살인율과 악명높은 갱단이 많기로 유명했던 엘살바도르에는 이제 전 세계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유명 암호화폐 스타트업과 대기업 프랜차이즈를 유치하는 기회의 땅으로 발돋움했다.
미국에 건너간 가족이 보내주는 약간의 달러와 고기잡이로 하루하루를 연명하던 이 나라 국민은 비트코인 덕분에 비로소 '나도 잘살 수 있다'라는 꿈을 꿀 수 있게 됐다.
이 문제에 해결사로 등장한 것이 바로 비트코인이다. 다행히 중국 수출업체들이 비트코인으로 대금을 받아준 덕분에 나이지리아 기업들은 달러 환전 없이도 무사히 수입을 진행할 수 있었다. 현재 나이지리아 정부가 자금세탁, 테러 지원 등 불법적인 활동을 이유로 암호화폐 거래를 강하게 규제하고 있지만 시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비트코인을 거래하는 중이다.
나이지리아에는 한때 강도 소탕특공대(SARS)라는 특수 경찰조직이 존재했다. 무장 강도 퇴치를 목적으로 설립된 이 특수부대는 절도 사건이나 속도위반까지 관여해 시민을 불법으로 가두고, 고문하고, 뒷돈을 요구하는 등 나이지리아 사회의 오랜 골칫거리가 돼 왔다.
2019년, 이들의 만행을 더 이상 참지 못한 시민들이 이들을 규탄하기 위해 수도 라고스 전역에서 'EndSars' 운동을 일으켰는데, 나이지리아 정부는 오히려 이들을 폭도로 규정하며 관련 단체들의 은행 계좌를 동결해버렸다. 그러자 이곳에도 비트코인이 해결사로 등장했다.
시위를 지원하던 한 시민단체가 SNS를 통해 비트코인으로 후원금을 요청하자 며칠 만에 1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이 모금되었다. 트위터 창립자 잭 도시도 이 당시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나이지리아를 위한 비트코인 기부를 독려하기도 했다.
사태가 커지자 결국 며칠 후 무하마두 부하리 대통령은 SARS를 해체했다. 하지만 시위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근본적인 국가 운영 방식과 경찰 개혁을 요구하고 나섰다. 만약 은행 계좌 동결로 해외 원조가 완전히 끊겼다면 나이지리아 국민이 여기까지 저항을 이어갈 수 있었을까? 비트코인은 나이지리아 국민에게 희망으로 자리매김했고 덕분에 나이지리아 국민 사이엔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여전히 이어지는 중이다.
2014년 크림반도 침공을 겪은 학습효과 때문일까? 우크라이나 정치권도 이미 작년 9월 암호화폐를 합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적이 있다. 법정통화로 인정한 것은 아니지만,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정식 자산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NGO와 자원봉사단체들로 밀려오는 비트코인을 지켜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다. 어쩌면 자국 중앙은행의 암호화폐 금지 제안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비트코인 채굴을 국가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주문한 계기가 바로 이것이 아니었을까? 큰 그림에서 보면 자신이야말로 미국과 서방세계의 금융제재로부터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니 말이다.
약자가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할 방법은 전쟁터를 자신에게 유리한 곳으로 만드는 것이다. 애플이 휴대전화 세계의 골리앗이었던 노키아를 무너뜨릴 때도 같은 전략이 통했다.
노키아의 강점은 일반 휴대전화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능력과 다양한 기종을 보유한 것이었다. 만약 애플이 노키아와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려고 했다면 결코 이기지 못했을 것이다. 애플이 승리를 위해 새롭게 만든 전쟁터는 스마트폰 시장이었고, 이 전쟁터에선 애플이 가진 강점이 극대화될 수 있었다. 바로 소프트웨어다.
앞서 소개한 엘살바도르, 나이지리아 국민, 그리고 우크라이나는 모두 자신보다 훨씬 큰 골리앗과 싸우는 다윗의 처지에 놓였다. 엘살바도르는 자국이 처한 가난, 나이지리아 국민은 폭압적인 정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 위협과 대치했다. 그들은 골리앗과 싸우는 전쟁터를 자신에게 유리한 곳으로 바꾸기 위해 비트코인을 채택했고, 그 덕분에 골리앗보다 더 덩치가 큰 다른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싸움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었다.
앞으로도 비트코인의 탈중앙성, 익명성, 국경을 넘는 이동성 등 고유한 특성들은 약자의 위치에 놓인 많은 국가와 국민에게 희망과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가 말했듯 "비트코인은 전 세계에 평화를 불러올 마지막 수단"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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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크립토 투자 앱 샌드뱅크(Sandbank)의 공동 창업자 겸 COO이다. 가상자산의 주류 금융시장 편입을 믿고 다양한 가상자산 투자상품을 만들어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샌드뱅크를 만들었다. 국내에 올바르고 성숙한 가상자산 투자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각종 매스컴에 출연하여 지식을 전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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